2023년 05월호 Vol.13

[VOL.6] 카카오, '먹통사태'에 대국민 사과... 남궁훈 대표직 사퇴

비즈 2022-11-07 11:16 이경호 기자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가 일어난 지 나흘 만인 10월 19일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10월 15일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전면 마비된 지 닷새 만의 결정이다. 다만 재난대책소위원장을 맡아 이번 사태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간 남궁훈·홍은택 공동 대표 체제였던 카카오는 일단 홍은택 현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카카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화재 사고 발생 직후부터 모든 카카오 임직원들이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주말에 소통에 불편을 겪으셨을 이용자 분들, 택시 호출을 받지 못한 기사님, 광고 채널을 이용하지 못하고 계신 사장님 등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신 이용자와 파트너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 진다”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 그 어느때보다 크고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중시했다”면서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인데 살면서 이들의 중요함을 모르다가 없어지면 깨닫는 것처럼 IT 회사 운영에 있어 (시스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관심과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겠다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다만 “이번 사건을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재난 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면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DC(인터넷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이 내가 맡은 조직 산하에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예산 확보나 인력 확충 등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일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 당국의 우려 역시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며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는 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남궁훈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카카오 남궁훈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상대책위원회를 맡고 있는 홍은택 각자 대표 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센터장은 “카카오톡을 성원해주신 이용자들께 감사드린다”며 “동시에 그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 최근의 사고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홍 센터장은 “카카오톡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라며 “카카오는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고, 앞으로는 이 책무에 소홀한 점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 복구가 지연된 원인은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데 있었다”며 “이 도구들의 이중화는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이 안정화되는 대로 시작할 예정이며, 2개월 안에 이번과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상 대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SK와의 책임소재를 다투기 앞서 먼저 보상하겠다”며 “이번 장애로 피해를 보신 이용자들,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에 대한 보상정책을 수립하고 가능한 빠르게 실행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기간 장애를 일으켰던 카카오 주요 서비스들은 이날 판교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복구가 완료됨에 따라 완전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미 복구를 완료한데 이어 그간 복구가 지연돼 많은 이용자가 불편을 토로했던 포털 사이트 다음의 메일도 이날 오전 6시부터 주요 기능이 서비스 되고 있다.

카카오는 “메일 서비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우선순위에 두고 복구 작업을 진행했으나, 방대한 데이터 양과 장비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작업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도 가장 우려했던 데이터 유실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일부 메일의 경우 간헐적으로 내용 확인이 어려울 수 있지만, 곧 안정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정상적으로 모든 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호 월간마니아타임즈 기자 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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