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호 Vol.13

[VOL.9] 하나은행, 올해 ‘이자 장사’ 비판에 예대금리 마진 줄이고 ESG 활동 강화

빅데이터 2023-02-09 11:54 김학수 편집국장
하나금융그룹 출발 행사서 합창하는 CEO들.[하나은행 제공]
하나금융그룹 출발 행사서 합창하는 CEO들.[하나은행 제공]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해 12월 28일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하나금융그룹 출발 2023 : 원 스피릿(One Spirit)! 세계를 미래를 하나로!'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개최된 하나금융그룹 '출발 행사'에는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참석을 원하는 15개 그룹 관계사 임직원 약 4천명이 참석했다. 코리나19가 만연된 가운데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한 하나금융그룹은 사기진작을 위한 매머드한 행사를 거행했던 것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4년간을 돌아보고 새해를 다짐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글로벌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 업의 경쟁력 강화를 구체화한 3대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이제 국내외 1천100여개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2만1천여명의 인재들이 함께 꿈을 키워가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2023년에도 그룹 모두가 '원 스피릿'(One Spirit)으로 하나가 돼 그룹의 지향점인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향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함 회장은 3대 전략 과제를 통해 올해 다가올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것을 주문했던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함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15개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을 함께 부르는 합창 무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행사 종료 후 하나금융그룹은 우리 농산물을 100% 사용해 만든 사회적기업의 '보리면 제품'을 임직원들에게 전달, 생활 속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을 위한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 역대 최대 실적 성과와 직원 억대 연봉

함영주 회장 임기 첫해인 2022년 하나금융지주는 3분기에 분기와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3분기 순이익은 1조1219억 원으로 2021년 3분기보다 19.0% 늘었다. 2022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8494억 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원화 약세로 3분기에 1368억 원의 외환거래(FX) 환산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대출자산의 양호한 성장과 효율적 비용 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의 2022년 1~3분기 이자이익은 6조4872억 원으로 2021년 1~3분기와 비교해 19.4% 증가했다. 3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82%로 2분기(1.80%)보다 0.02%포인트 개선됐다. 수수료이익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은 1조431억 원으로 2021년 1~3분기보다 23.9% 감소했다.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0%, 총자산이익률(ROA)은 0.71%로 파악됐다. 계열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은 2022년 3분기에 순이익 8702억 원을 냈다. 전년 3분기에 비해 25.3% 증가했다.

덕분에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은 두둑한 돈봉투를 챙겼다. 지난 해 하나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525만원으로 국민은행(1억1074만원) 신한은행(1억529만원) 우리은행(1억171만원)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농협 은 1억162만원으로 가장 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 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하나은행이 1억9553만원으로 국민은행(1억9784만원)에 간발의 차이로 뒤지며 2위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 지난 해 역대급 수익을 올리며 지난 해 300%를 지급했던 성과급을 넘는 수준으로 대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취약계층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연합뉴스 자료사진]
하나은행, 취약계층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해 '이자 장사'가 비판적 화두로 등장

올 해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새해 벽두부터 하나은행은 금융권의 화두로 ‘이자장사’가 떠오르며 금융당국의 압박과 함께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올해 초 대출금리를 내리고 예금금리를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주담대 등 일부 대출상품의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했다. 또 예금금리도 일부 정기적금 등을 1% 안팎까지 올렸다.

하나금융그룹은 올 한해 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해 금융 산업 전반이 성장성,수익성에서 모두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특히 가계부채, 한계기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부문 부실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은행업 대출증가율은 4.3%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8.2%, 올해 5.3%에 이어 지속적인 둔화세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둔화되고, 투자수요 감소로 신용대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기업대출은 소호대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시설자금 수요 증가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개선은 지속되겠으나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증권업은 내년에도 증시침체가 지속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이 계속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은행(IB) 부문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 금융 산업은 경기둔화로 성장성이 정체되고 조달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도에는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극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비은행업권은 취약계층과 자영업 다중채무자, 지방 건설사업장 등의 부실이 우려된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건전성이 하향 안정화되었으나, 2023년은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 채무부담의 급증,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부실이 늘어날 우려도 크다”며 “코로나 금융 지원으로 건전성 착시는 더욱 심화될 수 있어 금융회사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정부의 금융규제혁신정책에 따라 금융 산업의 구조개편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 카드에 이어 예금, 보험의 플랫폼 중개가 허용되면서 빅테크와 금융회사의 경쟁이 심화됨과 동시에 금융 산업의 제판분리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금융회사들도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관련 규제 완화에 따라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통합앱을 구축하고, 디지털 자산,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 금융회사들은 위기 대응과 함께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며 “제판분리, 업무범위 확대 등 환경 변화 속에서 금융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자산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사회 공헌 활동에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 하나금융그룹의 인식이다. ‘이자장사’로 폭리를 취한다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한해 동안 총 2조6227억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2021년 환경, 사회, 거버넌스, 간접경제 성과 측정 결과를 담은 ‘2021 ESG 임팩트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었다. 이는 ESG 경영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화폐화 가치’로 측정해 성과를 분석한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환경 분야에서 390억원대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관한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친환경 기업에 대한 여신(대출) 등 ‘녹색금융’을 확대한 영향이다. 하나금융이 일본 오이타현 키츠키시 태양광 발전사업에 프로젝트 파이낸스 형태로 투자한 게 대표적인 녹색금융의 예다.

하나금융지주 자원관리팀 관계자는 “친환경 금융 상품 및 채권 발행 등 탈석탄 금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린워싱(Green Washing)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 영역에서 발생하는 성과를 정량적, 객관적으로 측정·관리하며 지속적으로 환경 부하를 저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은 실제로는 친환경과 무관하면서 친환경임을 표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사회 분야 성과 창출 규모는 약 396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고객의 개인정보와 정보 보안, 포용적 금융 상품, 사회공헌 활동 및 금융접근성 향상을 위한 활동이 반영됐다. 직원의 역량 강화와 근로환경 개선 등도 사회 분야 성과로 봤다.

하나금융그룹 ESG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가 향후 ESG 경영의 중점 추진 분야의 선정과 전략 방향 검토 등 다양한 지표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추후 ESG 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주 하나금융회장이 KEB하나은행, 광고모델 손흥민에게 홍보대사 명함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함영주 하나금융회장이 KEB하나은행, 광고모델 손흥민에게 홍보대사 명함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나금융 ‘축구 사랑’ 성과

하나금융의 축구 후원 역사에서 2022년은 잊지 못할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한국 축구에 남다른 애정과 응원을 보냈는데 월드컵 등을 통해 성과로 보상받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손흥민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에서 축구를 적극 활용하는 만큼 운영 구단이나 한국 대표팀이 선전할수록 이에 따른 성과나 홍보 효과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대전하나시티즌이 하나금융의 품에 안긴 지 3년 만인 2022년에 1부리그(K리그1)로 승격했다. 함영주는 대전하나시티즌 구단주를 2021년 2월부터 맡고 있다.

함영주 회장은 “대전하나시티즌이 명문 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2년 3월 취임사에서도 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1 승격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대전하나시티즌을 세계적 명문 구단으로 성장시켜 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나은행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대한축구협회와 '하나은행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했다. 사진은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나은행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대한축구협회와 '하나은행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했다. 사진은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나금융이 후원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하나금융은 30년 넘게 대한축구협회를 공식 후원하고 있으며 축구 국가대표와 프로축구 K리그도 후원하고 있다.

함영주 회장은 2022년 12월3일 대표팀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하루 일정으로 카타르를 방문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함영주가 활짝 웃는 얼굴로 선수들과 악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하나금융 새 비전과 중장기 전략목표

하나금융은 2022년 6월2일 서울 중구 명동사옥에서 2030년을 바라보는 그룹의 새로운 비전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과 이를 위한 중장기 전략목표 ‘O.N.E. Value 2030’을 발표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의 변곡점을 맞아 조직과 구성원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번 비전 재정립을 추진했다고 하나금융 쪽은 설명했다.

새 비전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은 ‘하나만의 방식’과 ‘시간과 공간·미래·가치의 연결’, ‘모두가 함께 누리게 될 금융 그 이상의 금융’이라는 3가지 의미와 함께 △신뢰 △혁신 △플랫폼이라는 그룹이 나아가야 할 3대 방향성을 담고 있다.

중장기 전략목표 ‘O.N.E. Value 2030’은 △Our Value(손님 가치) △New Value(사회 가치) △Extra Value(혁신 가치)를 의미하며 ‘고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신’ 가치를 중심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나금융은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2021년 6월부터 11개월에 걸쳐 임직원과 고객 등 1만2천여 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번 비전을 만들었다.

하나금융은 비전 선포와 동시에 새로운 비전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지주사 기업문화부문과 전략부문의 조직개편도 시행했다.

기존 리더십센터 내 기업문화셀을 기업문화팀으로 확대 개편해 현장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가치 중심의 중장기 조직성장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의 디지털전략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및 관계사 지원 확대를 위해 그룹디지털총괄 아래 △디지털전략본부 △데이터본부 △ICT본부를 뒀다.

그룹전략총괄 아래에는 '신사업전략팀'을 새로 만들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 미래산업과 관련한 선제적 대비 및 그룹의 투자·제휴 역량을 강화했다.

△디지털 혁신 금융

하나금융은 2022년 7월24일 SK텔레콤과 금융, ICT 혁신에 바탕한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지분교환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먼저 하나금융은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SK텔레콤과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약 4천억 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진행했다. 하나금융은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하나카드 지분 3300억 원 규모를 매입했고,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 주식 3300억 원어치를 매입했다.

또 하나금융의 100% 자회사인 하나카드가 SK텔레콤과 SK스퀘어 지분을 각각 0.6%와 0.5%만큼 취득했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금융의 디지털전환 △금융, 통신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 △고객 특화상품과 서비스 융합 △상호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바탕의 공동 마케팅 △ESG 협력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 등에 힘쓴다.

두 기업의 금융, ICT분야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사회가치 창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취약계층, 청년스타트업과 동반성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SK스퀘어도 전략적 파트너십에 적극 동참해 금융과 통신, 커머스, 미디어, 보안 등 영역에서 고객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 새로운 융복합 상품과 서비스 출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함영주 회장은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대를 열게 됐다”며 “하나금융그룹은 앞으로 SK텔레콤과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한 혁신 추구, ESG부문 협력을 통한 사회적가치 확산 등으로 협업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수 월간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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