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초 설립, 최다 자산에 최고 연봉이지만 금리인하요구 수용율은 최저에 머물러
빅데이터2023-02-09 11:54정태화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초 설립, 최다 자산의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은 2001년 11월 1일 한국주택은행과 일대일 통합으로 출범한 때가 설립일이지만 그 전신은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1년 국민은행법이 제정된 뒤 1962년 2월 한국무진-한국중앙무진 양사가 통합하여 서민 금융 전담 국책은행이라는 거창한 모토로 설립된 한국국민은행이다. 이후 1962년 12월 국민은행법(법률 1201호)이 개정 공포됨에 따라 1963년 2월 1일 구 한국국민은행 자산 및 업무를 인수해 국민은행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후 국민은행은 1998년 장기신용은행과 대동은행을 합병했고 이때 한국주택은행은 동남은행을 합병했다. 2001년 3월 국내 금융기관 사상 최초로 자산 100조원을 넘어선 국민은행은 이해 11월 한국주택은행이 합병하면서 (주)국민은행이 설립됐다. 2002년 5월 '파이낸셜 타임지'가 선정한 국내 금융권 최초로 세계 500대 기업에 진입했고 이해 10월 전산 통합을 완료하면서 현재의 CI가 공개되었다. 2003년 국민신용카드를 합병한 이후 정부 지분까지 팔아 완전 민영화가 되었다.
이에서 보듯 KB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은 우리나라 금융권을 대표하는 은행이자 시중은행으로는 가장 역사가 깊다. 총자산도 2021년 3월 기준으로 279조원으로 금융권 가운데 가장 많다. 또 알파벳 이니셜(KB)과 은행명칭을 동시에 사용한 첫 은행이기도 하다. KB는 'Korea Best'의 의미다. 이후 각 은행들의 브랜드가 은행 명칭 앞에 영문 알파벳이 붙기 시작했다. 'KEB하나은행'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등이 바로 대표적이다.
국내 최대 은행다운 역할에는 의문부호 붙어
국민은행은 자본금 2조218억원, 매출 25조1000억원(2021년 12월 31일 기준), 직원은 16201명(2022년 6월 30일 기준)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은행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서민금융 전담이라는 창립때의 이념을 그대로 지키며 국내 최대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느냐는데는 의문후보가 따라 붙는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마찬가지지만 은행 직원들의 돈 잔치에는 서민들의 눈물이 서려 있다. 2022년 10월 2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가계대출 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를 보면 국민은행은 1.20%포인트로 우리은행(1.67%포인트), 신한은행(1.54%포인트)에 이어 3위였다. 즉 이 수치만큼 '이자 장사'로 돈을 더 벌었다는 이야기다.
또 10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KB금융이 4조 279억원으로 신한금융의 4조3154억원에 이어 2위였다. 전반기 1위에서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 주었지만 실제로는 신한투자증권의 사옥 매각이익 4438억원이 계상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 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4333억원이 더 많다.
즉 이는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한 KB금융이 그만큼 이자 장사에 더 많이 치중해 이익을 많이 올렸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많은 이익을 남겼으나 국민은행은 '금리인하 요구권'의 경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접수건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으나 수용건수와 수용 대출금액은 오히려 반대로 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출이자를 줄여주는데 인색했다는 평가를 받아도 할말이 없게 됐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의 접수건수 추이을 보면 2018년 7352건, 2019년 15057건, 2020년 14719건, 2021년 20573건으로 늘어났다. 이에 반해 2018년 7326건을 수용해 수용율이 무려 99.6%에 이르렀으나 2019년 9463건 수용으로 62.8%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6797건(46.2%), 2021년 7981건(38.8%)로 매년 낮아졌다. 그나마 신한은행의 33.3%에 비해 높아 다행이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높은 NH농협은행의 95.6%, 우리은행 63.0%, 하나은행 58.5%에 견주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덩달아 수용 금액도 급감하고 있다. 즉 2018년에는 수용대출금액이 2조5353억 여원에 이르렀으나 2019년 1조7067억 여원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1조 1109억 여원으로, 다시 2021년에는 3291억여 원으로 처음으로 조 단위가 깨어졌다. (자료 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실)
하지만 국민은행도 할말은 있다.
이자수익의 근간인 순이자마진의 하락으로 매년 수익성은 낮아지지만 영업비용은 상승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많은 수익을 올린 것은 일반 비용 감축 효과와 비이자수익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덕분이라는 것이다.
우선 2022년도 상반기 수수료 순이익을 보면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줄어들었지만 국민은행만이 2021년 상반기 4209억원에서 4333억원으로 2.9%가 늘어났다. 또 순이자마진은 2017년 1.71%에서 2020년 1.51%로 하락했으나 일반관리비는 2017년 57.01%에서 2020년 53.61%로 3%포인트가 줄었다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은행에 보는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바로 다른 일반 직장들에 견주어 월등히 높은 평균 연봉 때문이다.
2021년 KB 국민은행이 평균연봉은 1억1074만원으로 5대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2위인 신한은행 1억529만원보다 500만원이 많고 2020년의 평균연봉 1억 400만원에 견주어 600만원 이상올랐다.
상위 10% 평균 연봉에서도 1억9784만원으로 역시 신한은행(1억9227만원), 하나은행(1억9553만원),우리은행(1억171만원), 농협은행(1억162만원) 순이었다. 중위값(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 값)도 국민은행(1억676만원), 신한은행(1억606만원), 하나은행(1억44만원)이 1억원을 넘었다. 특히나 2020년 은행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국민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1억원 이하였지만 2021년에 모두 1억원이 넘어서고 덩달아 성과급도 300~400%에 이른 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피땀이 어린 이자로 '돈잔치'를 벌인다는 오명을 벗기는 어려워 보인다.
평생금융파트너로 국민과 함께 발전하는 은행이 목표
국민은행 이재근 은행장은 2022년은 KB스타뱅킹이 1000만 MAU(한달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객 숫자)를 달성하고 영업시간 제약을 극복한 ‘9To6 Bank’(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은행 업무를 봄)를 은행권 최초로 시행해 호평을 받은 것을 큰 실적의 하나로 꼽았다. 코로나19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촉발된 ‘불확실성’이란 거센 폭풍우 속에서 ‘변동성’의 높은 파도를 헤쳐 나가며 은행 경영의 내실을 다지며 KB의 위상을 높여 나갈 수 있었다고도 자평했다. 또 ‘국가고객만족도(NCSI)’ 16회 1위, ‘소비자가 뽑은 가장 믿음직한 은행’ 8년 연속 1위, ‘SNS 친절 후기’ 시중은행 1위 등도 뜻 깊은 성과였다고 말했다.
이재근 행장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3년에는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확고한 목표 달성을 위해 ▲최고의 고객경험 제공을 위한 고객접점 경쟁력 강화 ▲본원적 Biz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관리 시스템 고도화 ▲미래지향적 기업문화 구축을 핵심 경영 방향으로 삼아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은행은 2023년 더욱 팍팍해진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중·저 신용등급 중소법인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 기한을 연장하고 최대 2%포인트 금리 인하 및 신규 대출 대상 특별 금리우대를 운용하는 가 하면 신용보증 특별출연을 통해 담보력과 신용도가 취약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조 3000억원 수준의 신규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ESG 가치를 창출하고 이해 관계자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ESG STAR' 전략을 수립해 ESG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여기서 'STAR'이란 S(Shared Growth·동반성장 상생협력), T(Trustworthy Business·신뢰기반 경영활동), A(Advanced Climate Action·기화변화 대응), R(Responsible investment·책임투자 이행)을 말한다. 이를 통해 환경·사회 책임경영과 좋은 지배구조 확산을 통한 지속가능한 가치 및 고객 신뢰를 제고에 힘쓰는 한편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33%를 감축하고 ESG 상품에 투자와 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국민은행이 중심이 된 KB금융그룹은 스포츠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프로골프단에는 프로선수로 박인비 전인지 이예원 안송이와 아마선수로 이정현 박예지 이정위가 소속되어 있고 여자 프로농구 청주 KB 스타즈와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스타즈, KB국민은행 스타즈 사격단을 운영한다.
'피겨여왕' 김연아를 고교 1학년부터 후원해 세계최고 선수로 키운 KB금융은 선수 후원을 통한 스폰서십도 활발하다. 수영 황선우, 기계체조 여서정을 비롯해 육상(비웨사 다이넬 가사마, 박원진, 손지원, 배윤진, 최명진) 피겨스케이팅(차준, 유영, 김예림, 이해인, 신지아), 쇼트트랙(최민정), 스켈레톤(정승기)에다 대한수영연맹을 비롯해 빙상 체조 카누 골프 배드민턴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등 7개 경기 단체 후원도 하고 있다.
또 한국기원의 메인타이틀 스폰서로 KB국민은행 바둑리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자프로골프 투어대회로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