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7개월여 만에 나서 화제를 모았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특급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국내 방송 시청자수가 7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JTBC골프의 집계에 따르면, JTBC GOLF 채널에서 대회 기간 40만6626명(골프 시청률 7.21%), JTBC GOLF&SPORTS 채널에서 29만5079명을 합쳐 총 70만1705명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했다. 이는 동일 기간 DP월드투어 타일랜드 클래식(21만8406명),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사우디레이디스 인터내셔널(42만2023명)을 넘었다.
지난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욘 람(스페인)이 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람은 이번 우승으로 골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이번 대회엔 지난해 7월 디 오픈 이후 7개월여 만에 공식 대회에 나선 타이거 우즈의 출전으로 더욱 큰 인기를 모았다.
우즈는 ‘골프 황제’는 별명 그대로 황제다웠다. 하지만 대회 내내 밝게 웃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자초한 논란 때문이었다. 우즈는 이날 9번 홀(파4)에서 295m짜리의 시원한 티샷을 뽐냈다. 2년 전 교통사고 여파로 아직 몸은 성치 않지만, 깔끔한 페이드샷으로 페어웨이 한가운데를 지켰다. 이 티샷은 동반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으뜸이었다. 한참 후배인 저스틴 토마스(30)와 조던 스피스(30·이상 미국)의 드라이버샷은 각각 286m와 278m로 모두 우즈를 따라가지 못했다. 페어웨이를 지킨 이도 우즈뿐이었다. 그런데 사달은 세컨샷 지점으로 이동하던 도중 일어났다. 우즈는 함께 걷던 토마스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여성용 생리대였다. 자신보다 비거리가 짧게 나온 후배를 여성 골퍼로 비유하며 조롱하려는 의도였다.
우즈와 절친한 토마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우즈가 여성을 비하했다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골프팬들은 물론 언론의 집중포화가 우즈를 향했다. USA투데이는 “15살 딸이 있는 우즈로선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비난했고, 스카이스포츠 진행자 새러 스터크는 “아주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실망스럽다”고 매서운 화살을 날렸다.
결국 우즈는 2라운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쁜 의도가 없는 장난이었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황제답게 경기력까지 흔들리지는 않았다. 바로 다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갤러리의 환호도 그대로였다. 우즈가 경기를 끝내자 현장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물론 우즈는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공동 26위에서 출발한 20일 최종라운드에선 감각이 다소 무뎌졌다. 평소처럼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맞춰 입고 나온 우즈는 1번 홀(파5)을 버디로 출발했다. 그러나 전반 남은 홀에서 보기만 3개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이어 후반에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써내면서 1언더파 283타 공동 45위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마쳤다.
우즈는 2021년 2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드문드문 경기를 치렀다. 최근에는 휴식기가 더욱 길어졌고, 이번 대회로 7개월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비록 아직 다리는 절뚝이고, 구설수도 탔지만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컷을 통과하며 여전한 감각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이후 처음으로 4라운드를 완주했다는 점이 큰 소득이었다. 나흘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도 280m를 기록했고, 최장 비거리는 333m를 찍었다.
[김학수 월간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