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는 대단한 가치다.
영리하지 않아도, 능력이 없어도 버티는 힘이 있으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
정 고생스러우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발짝만 더 나가면 된다. 딱 한 발짝이다.
매서운 겨울 추위를 버텨야 화려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터널이 아무리 길고 어두워도 꾹 참고 가다 보면 밝은 빛을 볼 수 있다.
잦은 패전에 지친 한 장군이 양지바른 곳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때 그의 눈에 개미 한 마리가 들어왔다. 한 알의 보리알을 문 개미는 담벼락을 향하고 있었다. 설마 담을 오르려는 것인가. 자기 몸보다 큰 걸 물고 어떻게 오를 수 있지.
장군은 개미의 하는 양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개미는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수없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또 올랐다. 예순아홉 번, 하지만 개미는 일흔 번째 기어코 담을 올라갔다.
장군은 용기를 되찾았다. 전장으로 돌아가 훈련에 매진했다. 이길 수 있는 힘을 기르고 또 길렀다. 지친 군사들에게 용기를 주면서 사기를 북돋웠다.
지치지 않는 장군, 강인한 군사. 장군의 군대는 승승장구했고 그는 구국의 영웅이 되었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 신통력이 있어서일까. 아니다. 그들은 비가 올 때까지 끈질기게 기우제를 지낸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기우제 장소에 갈 때 꼭 우산을 가지고 간다. 그래야 비 내릴 때 옷이 젖지 않기 때문이다.
말콤 그래드웰은 10년간 매일 하루 3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되고 성공한다고 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우리 선현들도 누구든 10년만 공 들이면 못 할 게 없다고 했다. 10년을 하루같이.
바라보면 아득하지만 지나고 보면 긴 시간도 아니다.
시지프스는 산 위에 ‘돌 굴려 올리기’를 영원히 되풀이해야 한다. 끝이 없는 천형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끝이 있다. 좌절은 있지만 끝이 있으니 그래서 행복하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